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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3여년 전 우리형이 군대에 있을때 일이다. 같은 내무반에 연세대를 휴학하고 군대에 온 선임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중에 유독 우리형을 무척이나 챙겨주고 잘해줬다고 한다. 그리고는 언젠가는 이 두명이서 같이 휴가를 나오게 되었는데, 이 연세대 선임은 자신이 알고있는 이대 영문과 동생을 우리형에게 소개시켜줬다고 한다. 학력이라고는 공고나온 게 전부인 우리형과 장차 우리나라 싸모님들이 되실 이대 나온 여자. 이 두명의 만남은 계층을 거스르고, 지역을 가로지르고, 집안의 배경을 넘어서 1년 넘게 편지를 주고 받는 사이로 이어진다. 그 당시 우리형은 결혼까지 약속했던 여자와 군대에서 이별편지를 받게 되었고 마음이 심란한 상태였다. (우리형의 여자친구는 우리엄마에게 상견례도 마친 상태였음.) 그런 상태에서 1년 동안 지속된 이 두사람의 편지는 결국에는 운명처럼 사랑의 결실로 이루어진다.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고 휴가 나오면 데이트도 열심히 하고.... 지금 이대 다니고 있는 여자들한테 한번 물어보라. 공고출신 남자와 연애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전교생중에 한명이나 있을까 말까다. 그런면에서 우리형은 이 쉽지 않은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군대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을때, 어느 날에 낯선 어르신 두분이 우리형을 면회하러 서울에서 강원도 철원까지 찾아왔다고 한다. 부모님은 뭐하시나? 예, 아버님은 어릴적에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사회복지사로 10년 째 근무하고 계십니다. 대학교는 어디 다니는가? 공업고등학교만 졸업했습니다. 그렇군.... 이렇게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찾아와서 자네가 많이 놀랬을 게야.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네. 우리는 지민(가명)이 부모일 세. 자네도 알겠지만 지민이는 내년이면 학교를 졸업 할것이고 미국으로 유학갈 대학도 정해진 상태야. 근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유학을 미루겠다고 해서 우리는 많이 놀랬어. 그 유학은 지민이가 대학교 1학년 때 부터 노래를 부르던 대학이었는데 말야. 그렇게 의아해하고 있던 차에, 우리는 우연히 편지함에 보관된 수많은 편지를 보게 되었지. 아무리 부모라지만 그런 건 지켜줘야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네. 자네와 연애를 하더군.... 자네의 형이 미국에 있나? 예... 편지를 보니까 우리 지민이가 자네와 같이 유학을 가겠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단도진입적으로 말하겠네. 우리 지민이와 헤어져 주게. 얘가 연애를 처음해봐서 완전히 콩깎지가 씌어진 게야. 그냥 지나가는 연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 우리 지민이는 남자나 술도 모르고 그저 착실하게 공부만 해온 애이기도 하고... 아는 것이라고는 교회, 학교밖에 모르는 순둥이지. 그것은 자네도 잘 알테고.... 아무튼 우리 지민이와 헤어져 주게나. 자네랑 우리집안과는 너무 차이가 많이 나고 모든 상황이 어렵다는 걸 자네도 인정하지 않은가? 그 여자의 부모님은 모두 다 교수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한시간 동안 우리형을 차분하게 설득시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도 모른채 그 여자는 한달 후에 우리형을 면회왔고 우리형은 자신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헤어지자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 후에도 서로가 너무나 못 잊어서 꼭 만나야 겠다고 생각된다면 남대문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자고 우리형이 제의했고 그 여자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 만남의 날짜는 이 둘이 처음 만난날인 2월 3일 이었다. 또한 그 날짜는 그여자의 대학 졸업식이 있는 달이어서, 유학을 떠나서 만날 수 없는 불행의 달은 아니었다. 세월은 흘러 흘러 2월 3일이 되었다. 나는 형에게 물었다. 그 여자 만나러 갔었어? 아니.... 왜 안갔어? 흠..... 글쎄.... 말로 표현하긴 힘들고, 그냥 안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이유는 나도 몰라. 그 여자는 2월 3일에 남대문 앞으로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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