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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티 보이즈 (내 안의 집착)





화류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이것을 주제로한 영화가 꽤 많이 만들어졌는데, 가장 최근에 본 영화라면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비록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나는 이 영화를 그 누구보다 재밌게 봤고 감명 깊게 봤다. 호스티스들의 세상살이를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서 재밌었고 흥미로웠으며, 호스티스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내면의 갈등은 모든남자들의 욕망이었을 수도 있음을 카메라가 워낙 적나라하게 포착한것에 대해서 감명 깊었다. 내가 남자라서 그런지, 나는 이 영화의 주제를 장진영의 시선보다 김승우의 시선으로 읽었다. 호스티스인 여자친구를 엄마에게 소개 시켜주지 못하는 김승우. 그런 김승우를 향한 장진영의 사랑은 한점 흔들림 없는 민들레처럼 지고지순하다. 술먹고 들어와 오랄을 요구하는 김승우를 거절 못하는 것이 장진영의 사랑방정식이다. 그러나 김승우의 사랑법은 양아치적 인데, 남자에게 두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 장진영을 끝내 엄마에게 소개 시켜주지 않고, 선 본 여자와 결혼을 한다. 이제 장진영은 첩이 된다. 여자가 한이 맺히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는 법. 장진영은 김승우의 부인에게 자신과의 관계를 폭로한다. 호스티스라는 이유로 그녀의 사랑은 그렇게 절망적이다. 나는 이 영화가 그것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훗날 장진영은 촌으로 내려가 노래방 도우미를 하게 되는데, 이때 변태새끼들 한테 얻어 맞는다. 주체할 수 없는 폭포수 같은 눈물이 마스카라의 검정색과 합께 어우러지는대, 그 눈물의 의미는 호스티스라는 이유로 사랑했던 남자한테 버림받은 절망의 의미도 담겨있는 것이었으리라. (김승우는 이 장면을 멀리서 목격한다.) 그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묘한 페이소스를 발한다.

비스티 보이즈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좀 다른데, 일단 이 영화는 남자선수들의 이야기다. 강남 최고급 여자손님들을 모시기 위한 이들의 생활은 출근하기 전에 미장원에 들려서 '드라이'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싼 공사 껀수를 잡으려면 자신부터 최고로 덧칠해야 마땅한 법. 이들은 초이스에서 간택당하기 위하여 자신을 위한 투자를 전혀 아깝지 않게 생각한다. 그것은 곧 '발리'구두와 알마니 정장으로 대변되며 뿔테 안경 하나를 쓰더라도 '크리스찬 디올' 이어야 한다. 이들의 삶은 술과 함께하는 향락이며 질펀한 삶으로 이어진다. 가슴을 조물딱 조물딱 만지는 것은 이들에겐 쥐를 잡자는 게임이고, 빠구리를 뜨는것은 이들의 공적인  '즐거운 일'로 통한다. 2차를 나가면 부르는게 값이다. 윤계상은 이 호빠에서 최고의 에이스로 나오고 하정우는 마담 역할이다. 이 영화는 2개의 축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90% 이상의 성공률을 갖고 있는 하정우의 '공사 인생'이 어떻게 펼쳐지는 지 보여주고, 하나는 윤계상의 여친을 향한 집착이다. 선수인 윤계상은 선수(윤진서)를 사랑한다. 미리 스포일러 경고를 보내자면 윤계상은 끝내 여친을 향한 집작을 살인으로 산화시킨다. 나는 이 영화의 주제를 윤계상의 집착으로 읽었다.

나는 비스티 보이즈를 보면서 '내안의 집착'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살인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예전 여자친구에게 뺨을 한대 날린 적이 있다. 그 뺨의 의미는 내가 봐도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다. 정확히 어떤 연유에서 뺨을 때렸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것이 여자친구를 향한 집착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아마 나도 윤계상 처럼 여자친구가 내 곁을 떠나니까 어찌할지 몰라서 그랬을 것이라는 부정의 자위를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에게 참 미안하다. 그녀는 나에게 뺨을 한대 날리면서 "아빠한테도 손찌검 한번 안 당해봤는데, 니가 뭔데 그래?"라고 했었다. 이 영화에서 윤계상 역시 윤진서가 다른 남자와 연락하는 것을 보고선 이성을 상실해 버린다. 나 역시 그 친구가 다른 남자랑 연락할때면 열이 받치곤 했다. 윤계상이 집착을 살인으로 산화시켰다면 나는 뺨으로 산화시킨 것이다. 그 당시 그 친구는 나의 모든것 이었다. 정말 그녀에게 나의 모든것을 올인했다. 편지도 수없이 썼으며 나의 상처와 가치관 등 나의 모든것을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처럼 매일 고백했고, 그 친구는 나를 날마다 따스하게 안아줬다. 그녀의 포근함은 내가 언제나 마음놓고 기댈 수 있는 커다란 나무 같았다. 이 나무가 없어진 날에 나의 마음은 집착으로 변한 것이다. 집착이란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오늘의 교훈은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추하게 헤어지지 말자다.
# by jackdawson | 2008/08/12 23:28 | 문화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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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w at 2009/05/01 10:11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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